Circling Approach 사고 사례 – 부산 Air China 129편과 보호구역의 중요성
Circling Approach는 직선으로 활주로에 진입하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되는 접근 방식으로, 활주로 부근에서 선회하여 착륙하는 절차다. 이 절차에서 항공기는 장애물을 피하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정해진 보호구역 안에서 비행해야 한다. 이 보호구역은 항공기 접근 속도 카테고리와 고도, 기체 성능을 고려해 설계된다. 그러나 이를 벗어나거나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2002년 부산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차이나 129편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사고 개요
2002년 4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한 에어차이나 보잉 767 여객기가 부산 김해공항으로 접근했다. 승무원들은 활주로 36L ILS 접근 후 18R로 선회해 착륙하는 Circling Approach를 시도했다. 그러나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항공기는 보호구역 밖으로 벗어나 북쪽의 도떼산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29명이 사망했다.
조사 결과 승무원들은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Missed Approach를 수행하지 않았고, Circling 절차에 필요한 베이스 턴을 지연하며 위치와 고도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종사 간 역할 분담과 절차 이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위험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보호구역의 중요성
Circling Approach는 활주로를 기준으로 설정된 원형 보호구역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 보호구역은 항공기 접근 속도, 고도, 뱅크각을 고려해 계산되며 항공기 카테고리별로 반경이 다르게 설정된다. 속도가 빠른 대형 항공기는 선회 반경이 크기 때문에 더 넓은 보호구역이 필요하다. 반대로 소형 항공기는 더 작은 구역에서도 안전하게 선회할 수 있다.
모든 항공기에 대해 가장 큰 반경을 적용하면 안전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공항 주변의 장애물 제한이 과도해지고 절차 설계가 복잡해진다. 따라서 필요한 만큼의 반경만 설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TERPS와 PANS OPS의 차이
ICAO PANS OPS 기준은 고도에 따른 진대기속도와 항공기 카테고리를 고려해 비교적 넓은 보호구역을 제공한다. Category C 항공기의 경우 약 4.2해리, Category D는 약 5.3해리의 반경을 갖는다.
반면 FAA TERPS 기준은 상대적으로 좁은 보호구역을 제공한다. Category C 항공기의 경우 MDA가 1,000피트 이하일 때 반경은 약 2.7해리에 불과하다. MDA가 높아지면 반경이 조금씩 커지지만 여전히 PANS OPS보다는 좁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동일한 공항이라도 절차 설계 기준에 따라 조종사가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달라질 수 있다.
공항별 Circling 제한 사례
모든 공항이 모든 카테고리 항공기에 대해 Circling Approach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물 환경과 공역 구조, 절차 설계상의 이유로 특정 카테고리만 Circling 접근이 가능하도록 제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부 공항은 Category C 이하의 항공기에만 Circling 접근을 허용하고, Category D와 E는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활주로 길이나 주변 지형 특성 때문에 대형 항공기만 Circling이 가능하고 소형 항공기는 제한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정보는 접근 차트의 Circling Minima 표에 “Circling NA” 또는 “Circling only authorized for Cat C/D”와 같은 문구로 표기된다.
교훈과 조종사의 유의사항
에어차이나 129편 사고는 Circling 접근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조종사는 자신의 항공기 카테고리에 맞는 보호 반경을 정확히 이해하고, 차트에서 절차 기준이 TERPS인지 PANS OPS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지체 없이 Missed Approach를 수행해야 한다.
Circling 접근은 시각적 요소에 크게 의존하며, 짧은 시간 안에 고도와 위치를 맞추고 활주로를 시야 안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절차의 사전 브리핑, 조종사 간 역할 분담, 상황에 따른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다.
결론
Circling Approach는 안전을 위해 보호구역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하는 접근 방식이다. 부산 사고 사례는 보호구역을 벗어난 비행과 절차 미이행, Missed Approach 미실행이 얼마나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조종사는 자신의 항공기 카테고리에 맞는 반경과 절차를 이해하고, 차트 정보를 숙지한 상태에서 항상 여유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