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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20 DIRECT LAW가 착륙장치(LDG GEAR) 하강과 함께 전환되는 이유 – 비정상 상황에서의 안전 철학

A320 DIRECT LAW가 착륙장치(LDG GEAR) 하강과 함께 전환되는 이유 – 비정상 상황에서의 안전 철학

DIRECT LAW 이미지

Airbus A320 시리즈는 플라이바이와이어(FBW) 제어 시스템을 통해, 조종사의 입력을 직접 제어면에 전달하는 대신 컴퓨터가 중간에서 다양한 ‘Flight Control Law’를 적용합니다. 이 법칙(LAW)은 기체 상태와 시스템 작동 여부에 따라 자동으로 변환되며, 각각 다른 비행 특성을 제공합니다. 정상 비행에서는 NORMAL LAW가 적용되어 조종사가 입력한 명령을 컴퓨터가 안정성과 한계 보호를 포함해 전달하지만, 비정상 상태에서는 점차 보호 기능이 줄어드는 ALTERNATE LAWDIRECT LAW로 전환됩니다.

비정상 시 LDG GEAR를 내리면 DIRECT LAW로 즉시 전환되는 규칙은 Airbus의 대표적인 안전 설계 중 하나입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조종사와 엔지니어들의 경험이 반영된 결정으로, 단순한 시스템 규칙을 넘어 ‘착륙 직전에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자’는 철학이 깔려 있습니다.


1. A320의 주요 Flight Control Law 개요

  • NORMAL LAW
    모든 보호 기능(실속 방지, 과속 방지, 하중 제한, 피치/롤 안정화) 활성화.
  • ALTERNATE LAW
    일부 또는 대부분의 보호 기능이 사라지며, 조종사가 더 직접적으로 조종해야 함.
  • DIRECT LAW
    조종간 입력이 거의 그대로 조종면에 전달됨. 보호 기능 없음. 기계식 항공기와 유사한 반응.
  • MECHANICAL BACKUP
    FBW까지 상실 시, 일부 면을 케이블로 직접 조종.

정상 상황에서는 착륙 직전까지 NORMAL 또는 ALTERNATE LAW가 유지됩니다. 그러나 비정상 상태에서 기어를 내리면, Airbus는 시스템을 DIRECT LAW로 전환시키도록 설계했습니다.


2. 왜 기어 내림과 동시에 DIRECT LAW로?

▪ 배경 – “착륙 직전의 예측 불확실성”

초기 FBW 도입 시, 조종사들과 시험비행 엔지니어들은 지상 근처에서 LAW 전환이 발생하면 조종 감각이 급격히 변해 당황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졌습니다. 예를 들어, ALTERNATE LAW 상태에서 지상에 접근하다가 특정 센서 불일치나 컴퓨터 고장으로 갑자기 DIRECT LAW로 바뀌면, 조종사의 입력 반응이 달라져 부드러운 착륙이 어렵거나, 더 심각하게는 테일스트라이크·하드랜딩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 해결책 – 전환 시점을 미리 고정

Airbus는 이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비정상 상태에서 LDG GEAR DOWN 시점에 LAW를 DIRECT로 고정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1. 착륙 전 조종사는 ‘이제부터 DIRECT LAW로 착륙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 가능
  2. 지상 근처에서 LAW가 바뀌는 불연속 상황 제거
  3. 플레어 감각을 사전에 익히고 조종 입력량을 조절 가능

▪ 조종 안정성 확보

DIRECT LAW에서는 모든 자동 보호가 사라지므로, 조종사는 받음각·속도·하중 제한을 직접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이를 미리 인지한 상태로 착륙 준비를 하는 것이, 착륙 직전 갑작스러운 LAW 변경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판단입니다.


3. 실제 운용 시나리오 예시

예시: A320이 엔진/유압 계통 고장으로 ALTERNATE LAW에서 접근 중

  • 활주로 10nm 전방, 고도 3000ft에서 GEAR DOWN
  • 즉시 ECAM에 "USE MAN PITCH TRIM" 메시지와 함께 DIRECT LAW 전환 알림 표시
  • 조종사는 남은 활주로 진입 과정 동안 수동 트림·파워·피치 입력에 적응
  • 플레어 구간(30~20ft)에서 평소보다 큰 입력량과 빠른 반응을 사용해 부드러운 접지 유도

4. 엔지니어링 관점 – 왜 LDG GEAR 시점인가?

  • 시각적·촉각적 확정 이벤트
    기어 내림은 조종사가 명확히 인지하는 단계이자, 착륙 모드로 전환되는 여러 시스템의 트리거입니다.
  • 비행단계 구분
    항공기 설계에서 기어 하강은 ‘Approach to Land’ 단계 진입 신호로 쓰이며, 이를 LAW 전환 기준으로 사용하면 조종사 훈련 및 절차 표준화에 유리합니다.
  • 전기·유압 로직 단순화
    기어 하강은 유압 라인·컴퓨터 상태를 확인하고, 동시에 LAW 전환 로직을 실행하기에 적합한 타이밍입니다.

5. 조종사 훈련과 절차

조종사는 시뮬레이터에서 다음을 반복 훈련합니다:

  1. DIRECT LAW 조종감각 적응 – 자동 안정화가 없으므로 더 많은 미세 조작 필요
  2. Pitch Trim 수동 사용 – FBW 안정화가 없으므로 트림을 직접 조정해야 함
  3. 속도·받음각 모니터링 – 실속 방지 보호가 없으므로, 계기 감시에 더 집중
  4. Flare 전략 변경 – 플레어 타이밍과 입력량 조정

이러한 훈련은 기어 내림 순간 LAW가 바뀌는 것을 전제로 하며, 실제 조종사들은 이를 안전 확보 장치로 인식합니다.


6. 결론 – 예측 가능성이 곧 안전이다

A320에서 비정상 상태 시 LDG GEAR DOWN과 동시에 DIRECT LAW 전환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착륙 직전의 조종 감각 변화를 조종사가 ‘예상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이는 과거 FBW 시스템 도입 초기에 제기된 “지상 근처에서의 LAW 전환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한 설계 결정이며, 그 결과 조종사는 안정적으로 플레어·터치다운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즉, 이 로직은 시스템적 안전장치라기보다 **‘사람 중심의 안전 설계’**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최종 착륙 순간의 조종 입력은 사람의 몫이기 때문에, Airbus는 이를 최대한 예측 가능하고 단순한 형태로 만들어 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