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VP (Low Visibility Procedures) – 안 보일수록 절차는 더 명확해야 한다
🌫️ LVP (Low Visibility Procedures) – 안 보일수록 절차는 더 명확해야 한다
항공기는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도 이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장비만 갖췄다고 해서 항상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상 장비, 조종사 자격, 공항 인프라, 항공사 절차 등이 모두 충족되어야만 **저시정 상태(Low Visibility)**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다. 이 조건을 운영 측면에서 체계화한 것이 바로 **LVP (Low Visibility Procedures)**이다.
✈️ LVP란?
LVP는 공항이나 항공사가 시정(Meteorological Visibility) 또는 **RVR (Runway Visual Range)**이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적용하는 특별 절차 체계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조건 중 하나에 해당될 때 LVP가 시작된다:
- RVR ≤ 550m
- Cloud ceiling ≤ 200ft
- LVP 준비 단계 개시 기준에 도달했을 때 (예: 공항 SOP 기준)
이때부터는 지상 조업, 관제, 비행, 활주로 진입 및 이탈 방식이 모두 바뀐다. 핵심은 “더 이상 조종사의 눈만으로 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 LVP는 언제 발효되는가?
- 공항이 LVP Ready 상태로 전환: 관제탑은 자동기상 관측시스템(AWOS/ATIS 등)을 통해 시정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LVP 준비 중”이라고 공지한다.
- 공항이 LVP Active 상태로 전환: 시정이 RVR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LVP가 발효되었다”고 통보하고, 공항은 각종 조명, ILS 보호 구역 등을 적용한다.
이때 CAT II 또는 CAT III 접근이 가능하도록 지상 장비가 활성화되고, **Runway 보호구역(Critical area)**이 설정된다. 다른 항공기의 접근, 지상차량의 이동 등도 제한된다.
🧭 항공기와 조종사 요건
LVP가 발효되면 기종과 조종사 모두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착륙이나 이륙이 가능하다.
1. 항공기 조건
- ILS CAT II/III 인증
- Radio altimeter (RA) 및 자동랜딩 기능
- Autopilot, Autobrake, Anti-skid 작동 가능 상태
- Fail passive 또는 fail operational autoland system
2. 조종사 조건
- 항공사에서 부여한 Low Visibility Ops 인증
- 최근 실적 유지 (90일 이내 Cat II/III 착륙 등)
- LVP 훈련 수료
조종사가 LVP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RVR이 낮더라도 접근하거나 이륙할 수 없다.
👨✈️ LVP 시 조종사 운영 절차
LVP가 적용된 공항에서의 이착륙은 절차 기반 비행이 기본이다. A320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착륙 시
- Autoland 사용이 기본 전제다. MINIMA는 CAT II/III 기준을 따른다.
- 착륙 전 “LAND” 또는 “FLARE” annunciation을 ECAM에서 확인해야 한다.
- Touchdown 후에는 Rollout mode를 유지하면서 Autobrake 작동 감시.
- ILS 보호 구역을 이탈할 때까지 조종사는 계속 비주 시도를 하되, 시정 확보 실패 시 재접근 없이 Go-Around 없이 지시된 taxiway로 이탈해야 한다.
이륙 시
- Runway centerline light 및 edge light 식별 가능 여부 확인.
- HUD 또는 Flight Director 기반 이륙 수행
- 일부 항공사는 RVR 125m까지 이륙 허용, 단 이 경우 두 조종사 모두 착륙 조종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함.
🚧 공항 운영 변화 – LVP 시 지상통제는 더 엄격해진다
LVP 발효 시 공항에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한다.
- Critical/Protected Area 설정: 다른 항공기나 차량은 ILS 송신기 근처에 접근 금지.
- 지상 이동 차량 통제 강화: 차량 통신 감시 필수.
- Runway lighting 강화: Centerline light, touchdown zone light 등 최대 밝기로 조정.
- ATC Phraseology 변경: 모든 출발·도착 지시가 절차화되어 신중히 전달됨.
이로 인해 이륙 간격 증가, 도착 지연, 활주로 점유시간 증가 등의 운영 지연도 발생할 수 있다.
💡 결론: 안 보일수록 절차는 분명해야 한다
LVP는 조종사에게 더 많은 주의력과 절차 수행 능력을 요구한다. 육안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확한 시스템 사용, 적절한 모니터링, 절차 이행만이 안전한 운항을 보장한다. 조종사는 시야가 나쁘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장비에 맡기지 말고, **절차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반복적 훈련”**이 필요하다.
비가 오고, 안개가 끼고, 시야가 200m밖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이유는 LVP 절차가 철저히 마련되어 있고, 그 절차를 따라야 할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눈이 안 보일수록, 우리는 더 똑똑하고 정확하게 날아야 한다.